“아, 그럼 뭐, 호상(好喪)이네. 호상이야.”같이 근무하는 직원의 부친상이었고, 함께 문상 갔던 또 다른 동료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오랜 기간 요양병원에 누운 채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다는 상주의 말이 끝난 직후였는데, 상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듯했지만, 나는 분명히 보았다. 순간 굳어지는 얼굴과 불편하게 일그러지는 입술을.오래전, 아버지 상(喪)을 치르던 중 시골 동창 녀석 중 한 명이 내게 똑같은 말을 했었다. 그리고 아마도 그때 내 표정이 지금 상주의 표정과 큰 차이가 없었으리라.텃밭에 나와 배추가 너무 웃자랐다며 혀
조선 후기실학자 신후담 문신. 성리학자, 철학자. 소설가 (7. 종교논쟁 )천주교에서 영혼은 인간의 바깥으로 드러난 형체의 모상인 외모가 아니라, 인간의 안에 존재하는 실체의 모상인 체모라고 한 데 대해, 신후담은 "형체가 있은 다음에 혼이 있는 것이지, 먼저 혼이 있고 이 혼의 모상에 의지하는 것이 형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라고 하여, 혼이 체모가 될 수 없다고 부정하였다.그는 영혼(육체로부터 독자 적인 정신 체임을 의미한다. 대개 육체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여겨지며, 사후에도 존속할 것으로 여겨진다. 사람이 살
김밥 만들기 / 신현미 (아동문학가)오늘은 우리 가족김밥 만드는 날엄마는가족사랑 왕김밥 만들고누나는아기자기 숙녀김밥 만들고나는되는 대로 주먹밥그럼, 아빠는?심사위원이지요엄마, 누나, 내 김밥맛을 봐야 한다면서홀라당다 집어 먹어요어떡해?
잘 들어야 해요. 제일 큰 소리가 아니라, 내가 듣고 싶은 소리가 아니라.안데르센의 동화를 극화한 아동극 ‘여왕과 나이팅게일’. 아름다운 목소리의 작은 새 나이팅게일이 어린 여왕의 귀에 속삭여 주는 말이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 뭐가 그리 어렵다고 새는 감히 왕에게 충언하는 것일까.대화는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 먼저 들어야 상대를 이해할 수 있다. 나의 마음을 전하는 것 역시 잘 따져보면 듣기에서 출발한다. 귀를 열고 잘 들어야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어른들이 내게 해준 많은 말씀은 목소
사회과학 학문 분야에는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라는 개념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기왕에 형성된 관행이나 제도, 규격 등에 익숙해져 그러한 방식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나중에 그 경로가 비효율적이 되더라도 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현상을 의미한다.경로의존성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키보드 자판 배열이다. 우리가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키보드 자판은 쿼티(QWERTY) 배열이라고 불리는데, 자판 맨 윗줄 왼쪽부터 Q, W, E, R, T, Y 순서로 배열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 불린다. QWERTY는 어떠한 규칙성도 없고 자
부호 / 신현미 (아동문학가)떨어지는 봄 꽃잎들짧은 삶 아쉬워흔적 남겨요, 쉼표. 마침표... 말줄임표로때론! 느낌표? 물음표로도눈물 훌쩍이는꽃잎의 사연듣다 못한 바람이다 쓸어가요
호는 명재고 후일 논산시 이성 유봉 아래에 살았으므로 호를 유봉이라고도 했다. 아버지 윤선거와 유계에서 수학하였다.할아버지 윤 황은 우계 성혼의 사위이자 문하생이었으며, 아버지 윤선거를 통해 성혼의 학맥을 계승하고 송준길의 문하에도 출입했고, 장인인 남인 탄옹 권시와 신독재 김 집에게 배웠다.스승 김 집이 병으로 죽자 29세 때에는 김 집의 권유로 김 집의 수제자이자 당시 회천에 살고 있던 송시열을 찾아가 학문을 익혔으며 주자대전을 배웠다.스승인 송시열이었지만 정견 차이와 아버지 윤선거 비문 등으로 관계가 악화, 절교하게 된다. 송
행복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여기에 있다.‘카르페 디엠(Carpe Diem)’‘카르페(Carpe)’는 ‘즐기다, 사용하다’라는 의미이고, ‘디엠(Diem)’은 ‘날’을 의미한다고 한다.고대 로마의 서정시인 호라티우스의 시의 한 구절로, ‘현재(오늘)를 즐기라’는 말로 흔히 인용된다. 이 시는 고대 로마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에게 바쳐진 시이며, 1990년에 제작된 영화 에서 존 키팅 선생이 방황하던 학생들에게 알려준 경구로도 유명하다.고대 풍자시인 호라티우스의 행복에 관한 시, 카르페 디엠을 소개해 본다.카르
올해는 노동위원회 제도가 운영된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노동위원회법은 1953년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이 제정될 때 함께 제정됐고, 1954년 공식 출범하여 노사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기구로 역할을 수행했다.노동위원회는 크게 조정 기능과 심판 기능을 가진다. 조정 기능이란 노동쟁의 조정을 말하는데,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분쟁을 파업에 이르기 전에 조정하는 절차여서, 일반적으로 노동위원회 자체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반면 부당노동행위·부당해고 심판, 비정규직·성별 차별시정 절차 등은 노동조합에 대한
이번 기자의 수첩은 필자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총선 기간에 느끼고 깨달은 개인적인 생각을 지난 사전투표일에 투표를 끝내고 개인 SNS에 올렸던 글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아래는 글 전문이다.'제 22대 국회의원 총선' 본 투표일이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오늘 4월5일부터 6일까지 양일 간 사전투표가 실시됩니다.저는 정경부 기자입니다. 지난해 12월 12일 예비후보자 등록부터 현재 글을 작성하고 있는 사전투표 날까지 115일 간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수 없이 발로 뛰며 예비후보자, 공천과 경선 과정, 지역 민심, 본선에
관심신현미 아동문학가같은 나무라도 관심 속에서 씩씩하게 잘 자라 꽃도 활짝 열매도 주렁 부러움을 사기도 같은 나무라도 관심 밖에서 시름시름 앓느라 꽃도 시들 열매도 썰렁 따돌림을 당하기도
이익의 대를 이은 일세의 석학으로 많은 영향을 후 세에 끼쳤는데, 특히 그의 서학서에 대한 비판은 장차 천주교에 대한 배척의 논리적 근거를 제시해 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황을 이은 남인의 맥은허 목을 거쳐 이익, 신후담, 안정복 등으로 이어 졌고, 저서는 : 하빈 문집 서학변 상사신편 역 통의 온릉 지. 소설 : 속 열 선전 태평 유기 금화 외편 남흥 기사 김화 외전 홍장 전 신후담은 스승 이익의 문하에서 서양의 신문물과 과학 문명과 서양 의술 정보를 접하였다. 그러나 이후에는 과학 문명, 의술 정보보다 그리스도교에 대한 정보도
4·10 총선을 앞두고 지난달 28일부터 집중 유세 현장 취재하러 다니고 있다. 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원이나 광장 등 다양한 장소를 옮기며 취재하러 다니고 있다. 취재를 하면 기사를 쓰기 위해 주변 환경을 잘 확인하고 살피는 편인데 그때 눈에 확 들어온 게 있었다. 바로 바닥에 버려져 있는 담배꽁초였다. 그리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행동도 포착됐다.오전에는 환경미화원분들이 거리 청소를 하셔서 깨끗하지만 늦은 오후나 밤이 되면 바닥은 재떨이로 변해 금방 더러워진다. 그리고 주변에 재떨이가 없다
친구가 이혼했다. 그녀의 남편은 연애할 때 남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살 정도로 넘치는 사랑을 친구에게 주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하든 그녀를 데리러 왔고 무슨 부탁을 해도 거절하지 않았다. 친구인 나에게도 잘했다. 그 시절엔 그녀가 부러웠다. 그 당시 무심한 내 남자친구-지금의 남편과 너무나 비교됐기 때문이다. 언제나 자상하고 배려 많은 그였다. 친구들끼리 여행 갈 때도 그는 우리들을 여행지까지 데려다주었다. 우리는 찐사랑이라며 그녀를 부러워했고 우리 중에 제일 먼저 결혼했다.결혼 후에도 잘했다.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왔고
최근에 친구가 이사를 했다. 방 두 개 반지하로 방을 구했는데 정말 집이 개판이었다. 친구는 입주 청소를 따로 부르지 않고 청소를 하겠다고 해서 필자가 입주 청소를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상태가 좋지 않아 필자의 여자 친구도 청소를 같이 도와줬다. 창틀 하나만 닦는 데 거의 2시간이 걸렸으며, 주방은 대략 3시간 정도 닦았다. 그 이후에는 필자의 친구가 청소를 마무리하고 이사를 끝냈다고 말했다.오랜만에 누군가의 이사를 도와주면서 옛날 생각이 났다. 필자가 어렸을 때 누가 옆집으로 이사한다고 하면 이웃 주민들이 이사를
“휴직자도 상시근로자에 포함되나요?”, “이번달에 휴가를 많이 갔는데 5인 미만 사업장이 되나요?”, “인력 소개로 하루 쓴 분 때문에 5인 이상이 된다구요?근로기준법 및 기타 노동관계법령은 사업장의 상시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적용 범위 또는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이면 근로기준법 상 연장근로시간 제한 규정, 연차휴가,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지급 등의 의무가 없으며, 중대재해처벌법도 적용받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 떄문에 분쟁은 5인 이상/미만 사업장의 경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근로기준법은
3년 전부터 내게 멋진 친구가 생겨서 참 좋다.나무에 관한 책을 읽고부터 나무를 더 사랑하게 된 것이다.오늘도 나의 발걸음은 나무를 찾아 집근처의 산으로 향한다.요즘은 메마른 나뭇가지 사이로 연분홍 진달래가 살며시 고개 내밀고 반겨주는 모습에 삶이 정겨워지고 활력이 생겼다. 계절마다 크고 작은 나무들이 갖가지 선물을 들고 찾아와 유혹을 하니 이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내가 나무를 좋아하는 이유는 매우 많지만 몇 가지만 들어 보면,나무는 너그러운 어머니를 닮았다.나무 곁에 가면 마치 어머니 품에 안기듯 마음이 편안해지고, 어려
그릇신현미 아동문학가밥은 공기에 국은 대접에 탕은 탕기에 찌개는 뚝배기에 반찬은 찬기에 간장은 종지에 큰 그릇 작은 그릇 오목한 그릇 납작한 그릇 저마다 생김이 다르듯 제 쓰임 역할이 다른데 왜 지금 공부도 버거운 내게 선행학습을 하라 할까 요리사가 꿈인 내게 의사가 되라 할까 그릇이 안 맞아 깨지면 어쩌라고
본 기자가 안산에 온 지 대략 6개월 정도 됐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4월에 안산을 떠난다.필자가 안산에서 거주한 건 처음이 아니다. 대략 8살 때쯤 안산에서 거주했었고 그 당시 다양한 일을 겪었었다.어머니랑 둘이 안산에 왔는데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안산 내에서 여러 번 이사했었다.초본을 발급해 보니 부곡동 2번, 와동 3번, 월피동 1번, 선부동 1번 등 총 7번 정도 이사를 했다. 그리고 처음 안산에 왔을 당시 집을 구하지 못해 대략 4개월 정도 찜질방에서 생활하며 학교에 다녔었다. 친구들이 집도 없다며 놀렸었지만, 집 없는 게
언제부터일까?예쁜 명함집이나 작은 수첩, 심지어 예쁜 파우치라도 생기면 나는 쪼르르 남편에게로 들고 갔다."여보, 이거 예쁘지, 당신 줄까요?""진짜 예쁜데? 당신 안 가질 거면 나 줘."털털한 기질의 나와 꼼꼼하고 감성적인 그가 나누는 이야기다.그는 특이하거나 예쁜 물건들을 유난히 좋아했다. 예쁜 손수건도, 외국 다녀온 지인이 사다 준 특이한 모양 손톱깎이, 예쁜 고깔의 향초, 귀여운 모양의 미니 가습기 등.안방 침대 옆에는 흰색 3단 서랍장이 있다.처음 이 서랍장을 들여왔을 때 한 칸 정도는 자기의 공간으로 쓰고 싶다고 해서 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