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확인·지목·지칭의 말뜻

윤화섭 안산시장을 본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무척 말랐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실제로도 몇달 전보다 몰라볼 정도로 체중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서 안쓰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건강이 안좋은 것인가, 아니면 운동을 심하게 한 탓일까. 그러나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한다.

그는 도의원을 여러 번 했고 도의회 의장까지 역임했다. 그때의 모습과는 확연이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다. 무엇 때문일까. 윤화섭 시장은 현재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마음이 편할리가 없을 것이다. 장기간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 중에는 윤 시장과 알고 있는 사람들도 꽤 있을 법하다.

시정에 몰두해도 모자랄 판에 수사에 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8일에 이어 26일에도 단원경찰서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 정작 자신은 모든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고 한다. 무척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조사결과는 조만간 나올 것이기에 지금 사건 자체를 예단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그런데 이번 윤 시장의 경찰조사와 관련해 또 다른 문제로 파장이 엄습하고 있다. 초여름에 때아닌 혹한을 맞이한 느낌이 올 정도다.

입장문에 나온 A씨가 명예훼손으로 윤 시장을 경찰에 고소한 부분이 핵심이다. 고소인은 입장문에 나온 사업가가 자신을 지칭했다면서 이는 엄연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법률적 결론은 조만간에 나올 것이다. 필자는 갑자기 경찰 또는 검찰에서 자주 쓰는 용어가 생각이 났다.

흔히 수사 과정에서 어떤 사건을 '특정'했거나 또는 '특정'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리고 사건을 수사할 때 기자들에게 흔히 수사 중인 사항이니 '확인'해 줄 수 있다거나 아니면 '확인'해 줄 수 없다고도 한다.

이런 표현은 수사에 선입견을 갖지 말아달라는 뜻을 읽히는 경우가 많다. 이와는 다르지만 어떤 인물을 '지목'하거나 '지칭'하는 경우도 있다.

30여년 전 기자초년시절에는 경찰서에서 살인강도 등 강력사건 뿐 아니라 일반 잡범 검거에도 피의자의 실명과 나이 주소 등을 가감 없이 적시했다.

이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렸다. 지금은 A씨, B씨로 써야한다. 흉악범죄를 저질렀어도 얼굴이나 이름을 내보내기 위해서는 심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만큼 범죄만큼이나 인권도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번 윤화섭 시장 수사의 진실게임 만큼이나 명예훼손 사건 역시 어떤 결론이 나올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떤 사람은 '특정'했다고 하고 또 다른 사람은 '특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 시장이 배후로 지목한 A씨가 과연 누구인지 안산시민 상당수가 알아챌 수 있을지가 이번 명예훼손 사건의 관건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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