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학의 세상사는 이야기 - 고잔요양보호사교육원 원장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끝까지 살기란 싶지 않다. 옛날의 농경사회야 한곳에서 나고 한곳에서 삶을 마감 하지만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거주지를 때에 따라 옮겨 다니며 사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대신 어디 출신인지를 많이 물어보며 아는 체를 하는 게 가벼운 인사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거 같다. 살고 있는 도시에서 ‘향우회’ ‘군민회’ ‘도민회’ 이런 이름으로 많이 모이고 서로 힘이 되어 주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다. 새로운 곳에 누군가 나를 알아주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굳이 향우회가 아니더라도 이웃으로 살면서 다가가 주고 챙겨주면 좋은데 그게 쉽지가 않은가 보다. 사는 정도야 다 고만고만 할 텐데 유독 자기 출신을 따지고 그 안에 그 출신이 아니면 아예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모습을 가끔씩 보곤 한다. 어디 지역 출신을 고향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찾는 모습이야 얼마나 좋은가 근데 일적으로 이해타산으로 얼기설기 역다 보면 좀 좋지 않은 결과도 보는 거 같다. 어디에 산다는 건 거기에 사는 것만으로도 그 도시의 사람인데 그런 대우를 하기를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안산의 크고 작은 모임에 이래저래 가입되다 보면 한 번씩 얼굴을 알게 되고 친해지기도 하고 그래서 보다 많은 모임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많다. 친해지고 싶은데 살아온 출신이 달라서 친해지지 못하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웬지 뭔가 걷도는 듯한 느낌으로 쉬이 친해지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출신 지역이 문제가 아니라 관계를 맺어가는 기술의 부족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건 만은 아닌 거 같다. 좁은 도시에서 텃새를 부리는 거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고 보면 어렸을 적에 동내에 새로운 아이만 와도 싸우고 했던 개구쟁이 시절도 있었던 거 같다. 어릴 때야 그러고 자란다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어디 그런 게 있겠는가?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다가 보면 어쩔 수 없이 자기 지역 자기출신 사람들을 챙기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사업에서야 자신의 이익을 조금 덜 취하고서라도 그럴 수 있다지만 공익에 있어 서는 절대 그래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정치에도 여당 야당이 있기는 하지만 당선이 되어서는 국민만 보고 일을 해야지 너무 당리당약만 따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에서는 더더욱이 그렇다. 출신 지역이 다르고 지지 정당이 다르고 하더라도 안산 사는 사람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거주하는 자체가 시민으로서 권리는 누구에게나 똑같아야 한다. 소외되고 공정한 기회를 가져보지 못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아예 이런 권리와 기회 따윈에 생각조차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을 수도 있는데 소외된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노력을 해야 하는 게 정치인인데 정치하는 사람도 표 관리를 위해 생각처럼 쉽지 않아 보인다. 그 도시의 주인은 그 도시에 사는 사람이 주인인데 출신 지역에 따라 권리가 나누어진다면 누구를 위해서 그래야 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름다운 안산을 자전거로 이제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로 다 돌아 다녔다. 대부도는 대부도까지 걸리는 거리가 꾀 되어 자동차로 일부 자전거로 일부 이렇게 돌아다녔는데 예전에 제주도에서 자동차를 렌트해서 가족여행을 다니다 보니 마치 대부도 해변을 도는 느낌이 들기도 한 적이 있다. 가까이 있어 보물적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시민들도 있을 거 같은 데 안산은 디테일 하게 알아 가면 갈수록 아름다운 도시이고 살기 좋은 도시이다. 지역적인 거만 조금 빼고 그냥 안산 사는 사람의 도시로 안산사람이 되어갔으면 좋겠다. 안산사람 따로 안산 사는 사람 따로 말고 서로 어울리고, 서로 밀어주고, 밀어 주고 밀려도 서운하지 안는 사이의 공정한 경쟁이 아름다운 사회가 바로 안산이였으면 좋겠다. 코로나19를 잘 이겨내고 이제 점점 활기를 찾아가는 아름다운 도시 안산의 모습이 보기가 좋다. 힘들었던 모든 것들이 다시 예전처럼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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