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점을 찍는 시간, 점심(點心). 직장인들에게 점심이란, 허겁지겁 집에서 뛰쳐나와 시작한 하루의 숨을 고르고 마음에 위안을 얻는 시간 일 것이다. 점심(點心)을 한자로 풀어 쓰면 점점 자에 마음심자를 쓴다. 한자 풀이대로라면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인데, 그 뜻만 들어보아도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구나 싶고, 어원의 유래를 찾아보지 않아도 그 뜻을 헤아릴 수 있을 것도 같다.
안산법원 인근에도 열두시가 되면 사무실을 나와 삼삼오오 식당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들의 얼굴을 보면, 그 마음을 모두 헤아릴 수는 없지만, 찡그린 얼굴 보단 무언가 해방감, 기대감, 설레임이 있는 듯 한 표정을 엿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들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그러해서 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점심을 통해 하루를 위로받는다.
바쁜 일과로 점심을 건너뛰거나 빵쪼가리 같은 것으로 때우고 지난간 날에는 하루 종일 마음이 힘들다. 점심을 못 먹어 힘이나지 않는 것도 이유고, 늦은 오후 배고픔이라도 몰려오면 왠지 서러움이 올라온다. 점심시간, 마음에 점을 찍어 위로를 받지 못한 날에는 일상의 무거움은 더하다.
누군가와의 점심 약속은 활력이 된다. 활동의 제약이 있는 일과 시간 중에 짧은 시간 허용된 약속. 밥을 같이 먹는 것에서 나아가 차도 마시고, 일상을 이야기하고, 산책이라도 하면 더할 나위 없는 휴식이 된다. 그 힘으로 하루를 보내고 그 힘을 얻기 위해 누군가에게 밥 한번 먹자는 인사를 건넨다. 우리는 점심을 통해 하루를 버텨낸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모두에게 점심이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혹자는 점심이 마음의 점을 찍는 것이다라는 풀이에, 점심은 ‘마음의 짐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점심시간마저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메뉴를 골라야 하고, 눈치를 봐야하고, 전화가 온다거나, 맘편히 밥먹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 사람들. 점심으로 마음의 점을 찍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점심이란, 그 시간 제대로 위로받지 못하니 짐이 될 법도 하다.
점심시간 사무실을 나서며 가장 흔히 하는 말이 ‘오늘은 뭐 먹을까.’라는 말이다. 대부분 공감을 하지 않을까 싶다. 수십개 식당들도 다니다보면 뻔해서 맛있는 것도 딱히 맛 없는 것도 없을 때가 더 많다. 김치찌개, 제육볶음, 돈가스, 짜장면 그리고 백반. 그 뻔한 메뉴 속에서, 하루 중 최대 고민이 점심 메뉴를 고르는 일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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