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승혁 시인

너를 잃은 지 오래된 나는
여름과 겨울 사이에서
툭 툭 심장을 헐어
땅을 물들이고 있었다


듬성한 심장을 오므려
네가 오는 방향일까 싶은
흔들림으로 바람을 부르자


무릇,
사랑이라서 이별도 아픈 거야


나이를 잊은 지 오래된 늙은 나무
울음마저 도려낸 말로
꾹 꾹 심장을 매어
단풍들 때까지 기다리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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