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승혁 시인

입을 벌려 먹이를 주는 새라든가, 아침처럼 빛나는 이슬꽃이라든가, 비의 끝에 발이 묶인 무지개라든가, 햇살 물든 땅에 매달린 나무 그늘이라든가, 봉긋하게 흙의 웃음으로 솟은 아비라든가, 고슬고슬 김 오르는 저녁 밥상의 어미라든가, 일 끝낸 거친 땀을 닦는 손이라든가, 지친 어깨 위 훈훈한 미소가 흐르는 사람이라든가, 내 앞 환상 같은 너라든가,

 

존재만으로 의미를 지닌 것들

 

아직은 발견 못한 미지의 것들

 

그 사이의 하루가 째깍째깍 리드미 컬하게 시간을 재단하고

새로 얻은 기억들이 배시시 쌓이고

그 저녁의 잠깐 황금빛 노을이 따뜻 하게 다녀가고

‘음 음’ 콧노래가 밤을 검게 흔들어 하얀 아침을 데려오는

 

이런 하루,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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