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시골장터, 이제는 작별할 시간

안산에는 5일 장인 '안산시민시장'이란 곳이 있다. 시골에서 자란 필자는 5일만에 서는 장날이면 지인들과 소주잔을 주고받으며 세상사는 얘기를 한 적이 여러 번 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또는 공휴일에 장날이 겹치면 편안한 마음으로 시골장터를 즐겼다. 그래서 시민시장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고 돈도 벌었다고 한다.

자릿세 등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지만 그런대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 원래는 불법 노점상을 없앤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안산시가 건물을 짓고 상가를 내주었지만 결과물은 애초 계획과는 확연히 다르게 흘러갔다. 그런 5일장이 지금 폐쇄될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한다.

안산시와의 계약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시민시장 주변은 오래된 아파트가 재개발 되어 새로 입주했다.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는 것이다.

장날이면 여지없이 들려오는 소음 등으로 민원이 발생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권리인지도 모른다. 새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5일장과는 거리가 멀게 바뀐 것이다. 20여 년간 이어져온 5일장이 폐쇄되면서 안산시와 상인간의 갈등이 표면화 되고 있다. 고소고발도 이어질 전망이다.

5일장은 1998년부터 매월 5일과 10일 운영돼 왔다. 안산시는 2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그러나 계약이 만료된 지난 4월 4일자로 폐쇄한다고 이들에게 통보했다.

시는 주변 아파트의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그러자 상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상인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러면서 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강행하면서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이다.

안산시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5일장을 연 상인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사유지를 무단으로 점유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제 이들의 영업은 멈춰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끝’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유통기한이 만료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세상일은 대세를 따라야 한다. 지금까지 영업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동안 여러 차례 예고를 한 만큼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아파트 숲으로 변해버린 초지동이 시골 장터와는 잘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헛수고이고, 안산시도 공권력 낭비로 비칠 수 있는 일은 서로 삼가해야 한다.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