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도 새벽은 온다 진리로 지금의 코로나 극복
부처님 오신 날 연등행사 취소했지만 모두 안전하면 그만

정진 보문선원 주지 겸 안산시불교연합회장을 만난 곳은 성포동의 중심가 건물이었다. 사찰하면 깊은 산골로 연상하기 쉽겠지만 보문선원은 시내 한복판에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었다. 정진 스님이 법당에서 밝은 모습으로 사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최제영 大記者

보문선원 주지 겸 안산시불교연합회장을 만난 곳은 성포동 중심가였다. 사찰하면 깊은 산골로 연상하기 쉽겠지만 보문선원은 시내 한복판에서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었다. 포교당 성격의 보문선원은 어려운 이웃과 어깨를 나누고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의 벗이 되고 있었다. 오랜동안 돋보기 기증과 김장나눔 행사는 보문선원의 오래된 연례행사라고 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생각하는 마음도 날이 갈수록 깊어진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처님 오신날 연등행사 및 법요식이 생략됐지만 섭섭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국민건강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그렇다고 했다. 우연한 기회에 불교에 귀의했다는 정진 스님은 밤은 깊어도 새벽이 온다는 진리를 새기며 코로나19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것은 시작과 끝이 있는 법이기에 머지않아 극복될거라고 했다. ‘희망’이라는 단어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는 그는 푸르름의 계절 여름을 반기자고 말했다. 오는 30일 부처님 오신날 법요식 준비에 여념없는 정진 스님을 만나 불교의 세계를 들여다 봤다.

 

 

Q 보문선원은 어떤 사찰인가.

대한불교조계종 ‘직할 포교당’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도심속에 있는 부처님의 도량이고 이를 중생들에게 전달하는 그런 사찰이다. 일반적으로 사찰 하면 깊은 산속을 연상하는데 최근에는 도심속의 사찰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그런 포교당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08년에는 조계종에서 주는 ‘포교원력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포교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사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도심속에 있는 부처님이 여러분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에 행복함을 느껴야 한다.

 

보문선원 불교대학을 수료한 졸업생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불교를 공부하고 실천하는 일이 늘 행복하다고 말했다.

 

Q 일반 사찰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특별히 일반 사찰과 다른 점을 얘기하기는 좀 그렇다. 모든 절이 부처님의 도량이고 중생을 계도한다는 점에 그렇다는 얘기다. 다만 보문선원은 ‘불교대학’을 운영하고 있고 ‘참선반’도 있다. 합창단도 활성화 되어 있다는 점을 전달해주고 싶다. 위파사나(남방 수행법) 수행도 의미가 있다고 볼수 있다. 나를 포함해서 3명의 스님이 나름대로 알차게 사찰을 운영하고 있다. 신도들을 위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데 부족한 면도 없지는 않다. 앞으로 노력하고 경주해야 한다고 본다.

 

Q 지역주민에 대한 봉사도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더욱더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매년 어버이날을 즈음해서 5000여 어르신을 모시고 노인잔치를 해주고 있다. 벌써 9년간 이어져온 봉사 행사다. 여기 오시는 어르신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그리고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라는 봉사 단체가 있는데 이들이 중심이 되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누구나 나이를 먹게 되어있는데 어르신에 대한 공경의 마음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Q 부처님은 늘 가까이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 그런 마음으로 봉사하면 누구나 복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보문선원은 20년간 돋보기 기증 행사도 하고있다. 안산지역 뿐 만 아니라 전국 어르신을 대상으로 돋보기를 전달해 주고 있다. 1만개라는 어마어마한 수량의 돋보기를 전달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해오고 있다. 매년 2만 포기에 달하는 김장나눔 봉사도 빼놓을 수 없는 행사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NGO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12년간 이어지고 있는 쉼터 운영은 그야말로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보문선원 봉사단원들이 상록수역에서 동지팥죽 나눔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보문선원은 김장 나눔 봉사와 외국인 노동자 쉼터 운영 등 주변의 이웃을 살피는데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Q 시민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맞는 말이다. 매달 한차례씩 100여명의 어르신을 모시고 공양을 해드리고 있다. 동짓날에는 동지팥죽 나눔 봉사를 하고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있다. 종교를 떠나 사랑의 실천이고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감동을 주고받는 사회는 우리 모두 추구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다.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런 방향으로 달려가고 싶다.

 

Q 이번 부처님 오신날 코로나19로 법요식과 연등행사를 취소했다.

예상치 않은 재앙으로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국민건강을 우선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부의 거리두기 지침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고 믿고 있다. 종교 행사도 마찬가지다. 종단협의회의 결정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는 30일 사찰별로 간단한 법요식이 거행될 것으로 생각된다. 무조건 조심하는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유네스코 지정 문화재인 연등축제를 취소할 정도면 할말을 다한거나 마찬가지다.

 

Q 정진 스님의 출가 동기가 궁금하다.

결론부터 말하는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에 출가했다. 아주 우연한 기회였다. 20대 후반에 속리산 법주사에 공부를 하러 갔었다. 그런데 그곳 상고암에서 성중 큰 스님을 친견하면서 불교의 깨달음을 알게되었다. 10개월간 기거하면서 부처님을 만나게 된것이다. 모든 것은 운명인 것들이 많다. 나 또한 스님의 길을 그렇게 시작했다고 볼수 있다. 후회는 없다. 중생을 계도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는 자체가 행복하다. 모든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렇게 살고싶다.

 

Q 보문선원과는 언제부터 인연을 맺었나.

보문선원은 2000년 10월에 개원을 했다. 내가 출가를 하고 우연한 기회에 보문선원에서 2년간 승려로 생활을 했다. 김포에 있는 중앙승가대를 다니고 염불학교도 졸업했다. 안동 연미사에서 은사인 보림 스님을 시봉하는 기회가 있었다. 보림스님은 보문선원을 개원한 스님이다. 회주 스님인 것이다. 그렇게 해서 2013년에 보문선원 주지로 임명받아 지금까지 이 자리에 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보림 스님은 큰 스님 중의 큰 스님이시다. 정말 존경하고 있다. 지금은 월악산 덕주사 주지 스님으로 있으면서 총무국장을 맡고 계시다.

 

Q 안산시불교연합회장으로 취임을 했다.

여러가지로 부족한 자신에게 중책을 맡겨줘서 어깨가 무겁다. 아마 내가 비교적 젊은층 주지스님이기에 불교의 신선한 바람을 불어일으켜 달라는 염원으로 이해하고 있다.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싶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임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화합하는 사회,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회, 그런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본다.

 

Q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달라.

아까도 언급했지만 보문선원은 위파사나 수행법을 운영하고 있다. 저를 포함에 세명의 스님이 계신데 상윤 스님은 참선반을 운영하고 담마디빠 스님은 위파사나를 지도하고 있다. 그 스님은 미얀마에서 15년간 수행하신 분이다. 지금 모두 어려운 시국이다. 밤이 깊어도 새벽이 오듯이 지금의 어려움도 반드시 끝이 날거라고 믿고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밤이 길고 지혜를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고통이 끝이 없는 법이다. 용기를 내고 희망을 갖고 내일을 향해 달려나가기를 바란다. 코로나19는 물러나게 되어 있다. 우리가 노력하면 말이다.

 

인터뷰=최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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