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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남 화가의 치유일기-"내 몸은 임상시험 중"

기사승인 2020.02.05  13: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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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항암제에 내성이 생겨서 암노무시키가 조금 커졌다 한다.

강아지 구충제를 열심히 먹었는데 그것도 암이 자라는 속도는 잡을 수가 없나보다.

몸으로 느끼는 컨디션은 너무도 좋은데 종양 수치는 두 배로 껑충 뛰었다.

삼성 병원 종양내과 의사 쌤께서 임상을 권유 하신다.

“대조군은 뭐여요?”

“위약이 있나요?”

“대조군은 주사 항암이고 임상은 먹는 항암 입니다”

“대조군 파글리 탁셀은 30년 넘은 독성 항암제이나 치료가 잘 되는 약입니다”

“연구원이랑 잘 상담 하시고 결정 하세요”

연구원 미팅 전에 열심히 파를리 탁셀을 검색해 본다.

머리도 다 빠지는 독성 항암제 이다.

“4기암 환자는 못 낫는 거 아시죠?”

지난해 6월 방사선과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아 ! 이렇게 항암 하다가 죽는구나 생각하며 허락을 했다.

 

구정 때 남편이 영암에서 모시고 온 85세 시아버님의 모습이 말이 아니었다.

머리는 허옇게 비듬으로 덮혀 있고, 종아리랑 허벅지, 온몸은 건선피부로 얼마나 긁으셨는지 딱지가 더덕더덕 이고, 몸은 야위어서 금방이라도 쓰러지실 것 같이 보였다.

구정 명절이 지나고 내려 가신다기에 아버님을 계속 설득했다.

“아부지 제 있는 병원에서 한 달만 같이 있어요”

“병원에서 영양제도 맞으시고 물리치료도 받으시고 피부과 치과 치료도 해요”

아버님은 말씀이 없으시다.

난 또 몇 시간 뒤 아버님께 말씀드리고 또 몇 시간 뒤 귀찮게 졸라댔다.

아버님은 “그래 한 달만 같이 있어보자”

그리하여 아버님과 같은 병원에 입원중이다.

나는 별관 412호이고 아버님은 동관 426호이다.

아버님 덕분에 내 다리는 아주 많이 튼튼해지고 있다.

별관에서 동관까지는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니라서 제법 운동이 된다.

7시면 아버님께 가서 아침 반찬 냉장고에서 꺼내 드리고 얼른 내 병실로 와서 아침 먹고 다시 아버님께 가서 손잡고 걷기 운동 같이하고 셀카 놀이도 하고 심심치 않게 재미지다.

85세 촌노와 4기암 환자의 웃는 모습이 병원 로비의 화려한 가짜 벗나무꽃 아래 해 맑게 웃고 있다.

일생에 지금 이순간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 믿으며 2월 한 달은 시아버님과의 멋진 추억을 병원에서 만들어가야 한다.

시아버님 앞에 먼저 가는 불행한 일은 없어야 는데…….

우리 둘 다 남은 인생이 짧아서 난 기도 드린다.

아버님이 제발 저 먼저 가게 해주세요.

반월신문 webmaster@banwol.net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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