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11시 선부동에 소재한 이엠학원에서 ‘박성빈 국제 인재학교 개교식’이 있었다. 박성빈 국제 인재학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故)박성빈 학생의 소망과 꿈을 이루기 위해 세워진 학교이다. (故)박성빈 학생의 장래 희망은 판사가 되어 더 많은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개교식이 있었던 12월 4일은 박성빈 학생의 생일이다. 박성빈 학생의 이름은 별(星) 빛날(斌) 이다. 그래서 학교의 슬로건도 ‘빛나는 별에 의해 인도 되다’로 지었다. 성빈이라는 별이 인도자가 되어 많은 학생들의 미래가 별처럼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었다고 한다.

성빈어머니와는 416안산시민연대 일을 하면서 만나게 되었다. 성빈어머니는 416공방과 416재단을 주도적으로 추진하셨던 분이다. 공방이나 재단을 만들려고 하신 이유를 들은 적이 있다.

416진상규명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오래하려면 지치지 않아야 해서 공방을 만들었고, 재단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는데 아이들의 희생과 의미를 오래 남기려면 재단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무엇이든지 일의 본질을 알고 의미를 역사로 승화시키는 혜안이 있으시다.

2월 초에 성빈 아버님과 어머님을 만났다. 아이의 이름으로 국제학교를 만들려고 하는데 자문을 해 달라고 하셨다. 의미 있는 일이니 돕겠다고 했고 이후 몇 번을 만났다. 성빈 부모님은 저를 만나면서 일관되게 하신 말씀이 있었다. 다른 세월호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아이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신경 쓰인다. 진정성을 위해 후원을 요청하지 않고 요란스럽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지역 내 약한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 마음을 지키며 일 년 동안 중도 입국한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자신들의 가르치는 능력을 나누어 주었다. 그 결과로 12월 4일 ‘박성빈 국제 인재학교 개교식’을 하게 된 것이다. 오늘의 의미를 어떻게 미래에 심을 것인가를 알고 실천하신 분들이다.

12월은 예수가 탄생한 달이다. 기쁜 시간이다. 예수의 탄생을 미리 알았던 사람들이 있다. 먼저는 예수의 별을 보고 긴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경배하러 온 사람들이다. 성경은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무척이나 크게 기뻐하였다’라고 전하고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 밤을 지새우며 들에서 양 떼를 지키고 있었던 외롭고 추운 목자들이다.

천사가 그들에게 ‘너희는 한 갓난아이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것을 볼 터인데,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표징이다’라고 말했다. 예수는 우리에게 별과 약함의 상징으로 나타났다. 추운 겨울, 별을 보며 긴 거리를 걸어왔던 사람들 그리고 들에서 밤을 보내고 있었던 외롭고 고달픈 목자들에게 기쁨의 소식으로 왔음은 예수 탄생의 본질적 의미이다.

예수 오심을 기다리는 대림의 신앙 계절에, 12월 4일 (故)박성빈 학생의 생일이 있었던 날에, ‘박성빈 국제 인재학교 개교식’이 있었음은 나에게 많은 상징으로 다가왔다. 예수 오심과 부활의 의미는 무엇이며, 그것은 오늘 지금 여기에서 어떻게 형성 되는지를 생생하게 경험한 시간이었다.

(故)박성빈 학생의 별이 또 다른 별들을 인도하게 될 미래의 시간을 생각하며, 우리는 기억을 기록으로 그리고 다시 기록을 살아있는 기억으로 어떻게 재생시키고 현재에 이르게 할 것인가? 인간이 왜 존엄한 존재이며 동시에 왜 존엄한 존재이어야 하는가?를 깨닫고 스스로에게 다짐한 시간이었다.

예수의 평화와 기쁨이 세월호의 참사로 희생당한 가족들과 그들의 곁과 뒤에서 비통함으로 함께했던 모든 사람들 그리고 아직인 사람들에게 함께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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