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티비를 켜는 일이 적어졌다. 티비를 보는 것보다 휴대전화나 태블릿을 들고서 유튜브를 본다. 티비를 틀면 어떤 프로그램을 볼까 망설이게 되는데, 유튜브는 고민이 없다. 틀었다가,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넘겼다가, 금방 종료하고 다른 영상을 재생한다.

궁금한 것이 있거나 맛집을 찾을 때도 유튜브를 검색하는 일이 많아졌다. 기존에는 네이버 같은 검색 엔진을 통해서 맛집을 찾고, 정보를 얻었다면, 이제는 동영상을 통해 얻는 것이 확실히 많아졌다. 요리를 하더라도 인터넷으로 레시피를 검색하기 보단, 유튜브로 요리를 하는 모습을 살펴보고, 드라마도 전체를 보기보단 편집되어 올라온 짧은 영상을 본다.

유튜버가 어린 아이들의 장래희망 1순위가 되었다는 소식은 이미 놀랍지가 않은데, 유튜버는 비단 어린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아니라 어른들의 장래희망이 되어 있기도 하다. 실제로 직장인들이 퇴사해서 유튜브 영상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고, 필자 또한 어떤 컨텐츠로 영상을 만들면 좋을지 종종 고민해 보게 된다.

지난 주말에는 모처럼 대학 동아리 송년 모임에 참석했다.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여기서도 유튜브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어떤 콘텐츠가 재미있다거나, 어떤 내용으로 영상을 만들면 소위 대박이 날것이라는 이야기로 한참 시간을 보냈다.

과거에는 어떤 드라마가 재밌다거나 어떤 프로그램이 화제라는 등의 이야기에 그쳤던 것이, 이제는 일반인들도 영상의 제작을 이야기하고, 영상을 분석하고 비평하며,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상을 새롭게 소비하는 모습이다. 그 틈에서 말이라도 한마디 던질 수 있으려면,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이다.

세 살 된 첫째 아이가 넌지시 이야기하기를 “아빠 유튜브 보고 싶어요” 한다. 음식점에서 영상을 틀어서 보고 있는 아이들 모습을 많이 보실텐데, 그런 모습을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영상 콘텐츠가 재미 위주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육 컨텐츠도 상당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세는 방법을 아빠가 알려주면 습득하기 어렵다가, 유튜브 영상 몇 개 보고 난 뒤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금방 따라서 셈을 하는 모습을 보고 아차 싶었던 기억이 있다.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그리고 돈벌이도 영상 앞으로 점점 더 모여드는 세상이다.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