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을 개혁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사회적 통념이 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부터 검찰 개혁은 예견되어 있었고,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 가장 기대했던 부분을 검찰 개혁에 두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 또한 그렇다.

혹자들은 검찰이 바로섰다면, 대한민국도 훨씬 좋아졌을 것이라 말을 많이 한다. 그 말에 상당 부분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검찰은 국민적 신뢰를 얻지 못했다. 검찰 내부의 구성원들도, 검찰을 지척에서 바라보던 법조인들도 개혁을 주장한다. 필자 또한 그렇다.

검찰의 권력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다. 수사를 종결하면서 범죄 혐의가 있는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지 처벌하지 않을지를 검사가 결정하게 되는데,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검사는 피의자의 기소를 유예할 수 있다.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검사가 처벌 하지 않도록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쁘게 표현하면, 검사가 피의자를 봐줄 수도 있다는 말이된다.

그리고 여기서 부정이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 범죄혐의가 인정되는대도 불구하고 검찰이 기소하지 않는 다면, 글쎄. 특히 유력 인사들과 그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에서 보여주었던 모습을 보면 기소를 유예할 수 있는 권한 역시도 공정하게 사용되고 있지 않음이 분명해 보인다.

사견으로는, 검찰 개혁과 함께 기소유예 또한 사라져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일단 혐의가 인정되면 봐주는 것 없이 기소하고, 구체적 타당성에 따라 처벌을 할지 말지를 법원이 결정하면 될 일이다. 법원의 재판은 지켜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정이 개입할 여지가 적다.

지난 주말 대검찰청 인근의 서초동 도로를 꽉 채울 정도의 인파가 모여 검찰 개혁을 외쳤다고 한다. 그와 부수하는 여러가지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 국가 기관인 검찰의 개혁을 외치면서 국민 다수가 모여서 집회를 한 그 자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라는 평가도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이와 같은 시위를 야기했다.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수사가 다른 사건에서 검찰의 수사 행태와 달라도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보다 더 무거웠던 사건들을 다루었던 수사 행태와 비교해 보면, 검찰의 행태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수사인력이며,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횟수며, 검찰이 마음 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면, 지금 검찰이 보여주는 모습이 오히려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검찰 개혁의 시기는 비로소 도래한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 그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언제 또 이런 적기를 맞이할까 싶기도 하다. 검찰 개혁을 외치는 촛불 시위는 진영 논리를 떠나 개혁의 당위를 말해준다. 잘 마무리되어, 우리 사회가 보다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로 진일보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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