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민속장 홍보해 놓고 영업포기
영문모른 시민, 다문화 주민 발길 돌려

안산의 유일한 5일장인 안산시민시장이 설맞이 5일장을 예고했지만 불경기를 이유로 상인들이 영업을 포기하는 바람에 수백명의 시민과 중국교포 등이 발길을 돌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설날 영업을 알리는 현수막 뒤에 텅 비어있는 5일 장터모습이다. 사진=최제영 大記者

[단독] 안산시민시장이 지난 설맞이 5일장을 예고했지만 상인들이 영업을 포기하면서 시민과 중국교포 등 다문화 주민들이 발길을 돌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12일 상인과 시민 등에 따르면 설 연휴기간인 지난 2월1일(금요일) 부터 5일(설날·화요일)까지 연장 영업을 계속한다고 현수막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특히 5일은 당초 연장 영업과는 별개로 당초 5일장이 열리게 되어 있는 날이었다.

그러나 시민시장 안에 있는 상설 점포 대다수는 물론이고, 외부 상인들이 중심인 5일장이 열리지 않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설 연휴를 이용해 장을 보려던 시민들과 중국교포 등 다문화 주민들이 영문을 모르고 장터에 나왔다가 되돌아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시민 등은 “전통시장 설맞이 연장 행사를 하겠다는 현수막 안내를 보고 친지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특히 설 명절을 맞아 전통시장 상품권을 이용해 장을 보려던 상당수의 시민들도 발길을 돌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또한 예년처럼 품바 각설이 타령을 보려고 멀리서 찾아온 외지인들도 텅빈 장터를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상인 김 모씨는 “설 명절에 5일장을 포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며 “손님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직감한 상인들이 영업을 아예 포기한것 같다”고 씁쓰레했다.

또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명절이면 의례이 찾아오는 품바타령 소음에 따른 집단 민원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안산시가 전통시장 살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실적 측면에서는 재래시장이 고사되는게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교포 A씨는 “ 텅빈 장터를 보고 실망했다”며 “연장해서 영업하겠다는 현수막을 게시치 말았어야 했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하용주 상인회장은 “주변에 극장이나 은행 병원 등 편의시설이 전무해 고사직전에 놓여있다”며 “특히 이번 설 명절에 예고없이 상인들이 나오지 않아 자신들도 무척 황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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