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기, 공연예술 경력 전무…불공정 인사 고집시 거리극축제 정체성 변질될 것”
백정희 문화재단 대표 “기득권 세력, 밥그릇 뺏기니 시위하는 것” 일축

산시가 시 관광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탤런트 이광기씨를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신임 예술감독으로 선임한 가운데 거리문화 관계자들과 일부 시민들이 “낙하산 인사를 철회하라”며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8일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안산문화광장에서 이광기 신임예술감독 선임 철회를 위한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거리예술협회 제공.

안산시가 시 관광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탤런트 이광기씨를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신임 예술감독으로 선임한 가운데 거리문화 관계자들과 일부 시민들이 “낙하산 인사를 철회하라”며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14일 안산시와 지역 예술계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월 23일 안산국제거리극축제 신임 예술감독으로 배우 이광기씨를 선정하고 위촉장을 수여했다.

그러나 인사 직후 (사)한국거리예술협회를 중심으로 한 ‘안산국제거리극축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거리예술 분야 활동이 전무한 인사를 일방적으로 앉혀놓았다”며 “낙하산 인사를 즉각 철회하라”고 강력 반발했다.

비대위는 ‘이광기씨는 안산문화재단이 제시한 예술감독 응모 자격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에 따르면 문화재단은 신임 예술감독 자격요건으로 ▲재단 인사규정에서 제시한 결격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자 ▲남자의 경우 병역을 필한 자(면제 포함) ▲국제 및 전문단위 축제 행사 경력이 있는 자 ▲공연예술에 대한 기획력과 추진력을 갖춘 자 ▲외국어 구사능력 가능 자 등을 제시했다.

비대위는 이 자격요건을 근거로 “이광기씨는 거리예술기반 공연예술축제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고, 외국어 구사능력 역시 이를 입증할 만한 인증서류나 전문가 인터뷰 결과가 없기에 요건에 적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비대위는 “거리극축제는 시장이 아닌 시민을 위한 축제가 돼야 한다”라며 “불공정한 인사를 고집할 경우 14년간 잘 진행돼온 거리극축제 정체성이 변질되고 축제가 불합리한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시민, 예술가, 전문가가 납득할 수 없는 이번 인사가 ‘문화도시 안산’의 치명적 오점을 남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안산시와 비대위에 따르면 비대위는 이번 인사에 대한 항의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430여명의 반대 서명을 받고, 지난 3일부터 매일 시청 정문 앞에서 1인시위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안산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비대위측 관계자로부터 해당 민원을 들은 나정숙 안산시의회 의원은 14일 본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민원 청취 직후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안산문화재단에 채용과정에 대한 자료 일체를 요구했는데 현재(14일)까지도 감감무소식”이라며 “자꾸 무언가를 숨기고 자료제출도 안 하는 모습이 자칫 ‘정말 채용과정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반발에 대해 백정희 안산문화재단 대표는 “수년간 기득권을 가져온 단체가 이번에 밥그릇을 뺏기게 되니까 시위를 하는 것”이라며 “전혀 문제가 없으니 큰 신경 안 써도 된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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