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차량과 겹쳐 도로 한복판에 발 묶인 제설차량
주요 도로 여기 저기 꽝! 꽝!…접촉사고 잇따라

13일 오전 안산시 주요도로가 1cm의 비교적 적은 양의 눈에도 마비가 됐다. 사진은 선부동 정지초등학교 옆 빙판길 언덕길에 멈춰선 출근길 차량 모습.

13일 오전 안산시 주요도로가 1cm의 비교적 적은 양의 눈에도 마비가 됐다. 특히 안산시는 이날 적설량이 당초 기상청의 예상에 크게 밑돌았음에도 ‘무방비 행정’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

안산시와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경부터 약 4시간가량 안산 전 지역에 1.5cm의 눈이 내렸다.

이는 기상청의 예상 적설량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상청은 당초 ‘출근시간을 전후해 경기 남부 지역에는 최대 5cm, 서울과 중부지방은 최대 3cm의 눈이 쌓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다 이날 오전 6시30분경 “눈 구름대의 발달 정도가 약하다”며 예상 적설량을 수정하고 안산지역에 내려졌던 대설 예비특보를 해제했다.

채 발을 덮지 않는 비교적 약한 눈발이 내렸지만 이날 안산시 주요도로는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차량과 곳곳에서 벌어진 접촉사고로 금새 마비됐다. 안산시의 무방비 행정으로 주요 도로 재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산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전 4시부터 총 64명의 인원을 투입해 관내 주요도로에 제설작업을 펼쳤다. 눈발이 내리기 시작한 오전 8시경 전까지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다 급작스럽게 눈이 떨어지자 제설재를 실은 차량을 황급히 투입했다. 그러나 아침 출근차량 행렬과 겹치면서 제설차량의 발이 도로 한가운데서 묶였다. 결국 눈발이 소강상태에 접어든 오전 11시경이 돼서야 시내 주요도로의 제설작업이 완료됐다.

이로 인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단원구 선부동 세반사거리에서 선부체육관 방향으로 가는 정지초등학교 옆 언덕길에서는 빙판길에 언덕을 오르던 차량들이 헛바퀴가 돌아 맥을 못 추고 멈춰서는 일이 발생했다. 눈을 제 때 치우지 않아 한 노인이 탄 휠채어가 빙판에 미끄러지기도 했다. 안산 상록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눈길로 인한 교통사고만 5건이 접수됐다.

안산 지역 정치인들이 속해 있는 SNS에는 제설작업을 촉구하는 민원이 빗발쳤다. 윤화섭 안산시장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시민 A씨는 “제설작업에 신경 좀 써주세요. 장난이 아닙니다”라고 호소했다. 같은 대화방에 있던 시민 B씨도 특정지역을 지칭하며 “도로에 눈이 쌓여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산시 관계자는 ‘무방비한 행정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전날 강설예보를 보고 비교적 이른 시간부터 1차 재설작업에 나섰는데, 추가 제설재를 투입하는 시간이 출근시간과 겹치는 바람에 시간이 오래 소요된 것 같다”며 “대응을 한다고 했는데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날인 12일 오후 8시 38분경에는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송호 초등학교 사거리에 위치한 푸르지오 3차 아파트 301동과 302동의 인근 도로 온수관이 파열돼 인근 아파트 1137세대에 온수와 난방 공급이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저작권자 © 반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