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오염·중금속·전자파 우려 제기…전문가 “과장되거나 사실과 달라”

안산시가 최근 시화호에 세계 최대 수상태양광발전 건설 계획을 밝힌 가운데 수상 태양광 발전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사진은 시화호 수상태양광 조감도.

안산시가 최근 시화호에 세계 최대 수상태양광발전 건설 계획을 밝힌 가운데 수상 태양광 발전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앞서 안산시는 지난 9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서부발전, 안산도시공사, 안산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 등과 ‘시화호 수상태양광 발전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오는 2020년까지 시화호에 세계 최대 용량인 102.5MW규모의 수상태양광을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시는 수상태양광이 들어설 경우 연간 3만5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25GWh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를 필두로 한 일각에서는 철새들의 쉼터로 알려진 시화호에 수상태양광이 들어설 경우 주변 환경이 오염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수생태계 파괴” vs “환경 피해 없어”

특히 이들은 ‘태양광 발전으로 시화호 수온이 상승할 경우 수상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에 대해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실증조사 결과 수상 태양광 설비가 수질과 수생태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태양광 설비가 설치된 합천호에서 2차(2011~2012년, 2013~2014년)에 걸쳐 환경 모니터링을 한 결과, 태양광 발전 시설이 환경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원은 수질, 수변 식생 및 수생태, 주요 기자재 유해물질 용출에 대한 조사를 했는데, 대부분 항목이 기준치 이하거나 기준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발전 설비의 영향을 받는 수역과 그렇지 않은 수역 간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한밭대학교 환경공학과 연구팀이 지난 2016년 1년간 총 16회에 걸쳐 경기도 안성시 금광저수지 태양광 발전시설의 수질 변화를 측정해 작성한 보고서를 봐도 태양광 패널로 빛이 차단되는 구역과 그렇지 않은 구역의 수질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 조사 모두 태양광 패널 설치 면적이 전체 저수지 면적의 0.029%(합천호), 0.5%(금광저수지)에 불과한 곳에서 이뤄졌다는 한계가 있다. 수상 태양광의 역사가 짧아 장기간 축적된 연구결과가 없다는 점도 지적된다.

한밭대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이런 점을 인정하면서 수상 태양광 설비 설치로 인한 수질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이와 관련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향후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의 형태로 발전시설물이 확대 적용될 경우 다소 영향이 유발될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이는 분포의 형태, 설계적 고려에 의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내놨다.

◇ "태양광 패널은 중금속 범벅" vs "과장된 오해"

태양광 패널이 발암물질인 납과 카드뮴 등을 함유한 '중금속 덩어리'라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같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할 때 태양광 패널에서 나오는 독성 폐기물이 원자력발전소의 300배에 이른다는 미국 환경단체 EP(Environmental Progress)의 주장도 종종 인용됐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보급된 태양광 모듈은 대부분 결정질 실리콘(C-SI) 태양전지를 사용한 모듈로, 여기에는 카드뮴이 들어가지 않는다. 셀과 전선 연결을 위해 소량의 납(0.1% 미만)이 사용될 뿐이다.

미국 일부 업체의 경우 카드뮴 텔루라이드가 들어간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데, 국내에는 카드뮴 텔루라이드 인증제도가 없어 이런 제품이 보급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국내에 보급된 태양광 폐패널 4종을 대상으로 7가지 중금속(구리, 납, 카드뮴, 비소, 수은, 크롬, 6가크롬)의 용출 및 함량 분석을 수행한 결과를 봐도 구리, 납, 비소, 크롬 등 4가지 금속이 검출됐는데, 모두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상 지정폐기물 기준 미만이었다.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는 태양광 설비의 독성 폐기물이 원전의 300배라는 EP의 주장에 대해 "원전에서는 사용후핵연료만을 폐기물로 가정하고 태양광에서는 태양광 패널 전체를 폐기물로 간주해 단순히 폐기물의 부피를 비교한 것"이라며 태양광 패널 전체가 사용후핵연료와 같은 수준의 독성 폐기물이라는 것은 상식적인 주장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만 소량이더라도 납 등의 유해물질이 사용되는 만큼 폐패널을 적절하게 재활용할 필요성이 있는데, 제도 미비로 폐패널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은 제기된다.

환경부는 폐패널이 부적정하게 처리된다는 논란이 일자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방법과 기준 등을 마련해 지난달 초 입법예고하고 '태양광 폐패널 긴급 수거·보관 시스템'을 운영키로 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다.

◇ "전자파 피해 우려" vs "생활가전보다 낮은 수준"

태양광 설비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와 가축, 농작물 등에 피해를 주고 빛 반사와 복사열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공인 시험인증기관들의 시험 결과 태양광 설비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생활가전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며, 빛 반사와 복사열에 따른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 태양광 발전소 주변 곳곳에서 전자파를 측정해 작성한 '태양광 발전소 전자파 환경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장이 가장 강했던 인버터 실내 변압기의 전자파 최대치가 17.330μT(마이크로테슬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인체노출기준(83.3μT)의 20% 이내였다.

2013년 국립전파연구원이 실시한 행복도시-유성 간 자전거도로의 태양광 시설(12MWh) 전자파 측정에서도 자기장 강도는 최대 0.07mG(인체보호기준의 0.11%), 전기장 강도는 0.17V/m(인체보호기준의 0.2%)로 헤어드라이어(37.9mG), TV(0.1mG), 노트북(0.08mG) 등 생활가전보다 낮았다.

또 태양광 모듈의 빛 반사율은 5.1%로 붉은벽돌(10~20%), 흰색페인트의 외벽(70~90%), 유리(8~10%) 등 일반건축물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고, 열화상 촬영 결과 태양광 설비의 복사열에 따른 열섬현상이나 인접 지역과의 뚜렷한 온도 차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윤화섭 안산시장은 지난달 1일 시장실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시화호 수생물이 죽지 않으면서 미관상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는 수상태양광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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